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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music

우드스탁(woodstock)이 한국에서 열린다고??

나의 기억속에 우드스탁은 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GMV(지구촌영상음악을 기억하시는가..)와 핫뮤직 등을 종종 사다가 한달내내 정독하며 섭렵하던 시절, 94년 우드스탁25주년 기념공연이 열렸던 기사를 GMV를 통해 접하면서 우드스탁이란걸 처음 알게되었다.
(사실 별책부록이던 우드스탁 현장화보집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던 상반신누드의 여인네가 더 기억에 남아있긴하다.)

암튼 69년에 열린 우드스탁은 히피, 평화, 반전, 마약, 섹스, 지미 핸드릭스, 재니스 조플린, 40만명 등의 단어들로 뇌리에 박혀있는 정도다. 역사상 최대의 음악페스티벌이라는 수식어에서 알수있듯이 40년이 지났어도 음악페스티벌을 얘기할 때마다 항상 따라다니는, 페스티벌의 단군할아버지같은 존재랄까.


최근들어 우드스탁 코리아에 대한 말들이 많다. 대부분은 그 라인업에 대한 기대와 소문에 대한 진상 파악이 주를 이루는듯 하다.

분위기상 8월에 한국에서 추진할거같긴 하다. 그런데 우드스탁이 성공할지는 모르겠다.

모두가 소문의 라인업을 보며 대박을 연발하는 동시에, 지산과 갈등하는 사람들까지 늘어가고있는 상황.

저기 써있는 우드스탁의 아빠-아티 할배가 한 얘기두 있다하고, 홈페이지까지 만들어논걸 보니 뭔가 하긴 할거같은데, 벌써부터 난리치긴 이른 느낌이다.

특히 라인업에 대한 난리는 우려스러울 정도다. 한간에 확정이라고 떠도는 라디오헤드, 펄잼, 고릴라즈, 사이먼앤가펑클 등은 누가봐도 눈이 뒤집힐만한 라인업에 틀림없다. 정식 공지가 뜰무렵 떡밥라인업 중 한두팀만 포함된다해도 난 주섬주섬 노숙준비를 하며 짐을 싸고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벌써부터 기대를 키우진 말자. 물론 '우드스탁'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해볼때 이제와서 없던일로 하자..라는 X소리는 하지 않을거라 예상하지만, 페스티벌의 성패는 라인업 뿐만이 아닐것이다.(2008년 썸머브리즈의 나쁜예를 잠시만 떠올려보면 조심스러울수밖에 없다.) 국내외 대형 페스티벌이 빽빽히 몰려있는 여름시즌을 감안해보면 라인업 떡밥도 마냥 믿고 있을수만은 없는 일일테고.


한국의 특수한 현실을 이유로 우드스탁의 개최 명분은 충분해보인다. (마지막 분단국이니 한국전 발발 60주년이니 G20 개최니) 본래 평화와 반전을 부르짖었던 우드스탁 아니었던가. 하지만 40년전과 지금을 비교하기란 무리가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 무리일 수 밖에 없는것이 맞을지도. 이미 94년과 99년에 2차례 우드스탁이라는 이름으로 행사가 진행된 예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69년 우드스탁과 비교하면 나쁜 예로 평가받는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너무 상업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반전, 평화 등 사회,정치적이었던 우드스탁 스피릿의 향수를 간직한채 수십년이 지난 지금, 이제서야 대규모 음악페스티벌이 자리잡고있는 2010년 한국에서의 우드스탁은 과연 어떤 모습, 어떤 풍경의 우드스탁이 펼쳐질지 기대반 우려반.. 딱 그만큼이다.

 
(저때만 해도 평화의 상징이었을) 비둘기가 기타위에 살포시 앉아있는 저 포스터. 개인적으로는 저 그림이 그대로 우드스탁코리아의 포스터로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으로는 꼭 DMZ에서 개최하지 않아도, 꼭 국방부에서 후원하지 않아도(아무래도 이건 좀 거슬린다..) 꼭 푸르른 잔디 위에 무대를 세우지 않아도 우드스탁에 가서 모두가 Peace를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라디오헤드가 온다면 나역시 정신줄 놓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