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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기

당인리 커피 공장 - 앤트러사이트 (anthracite) 카페탐방기같은 글은 절대 쓰지 못할거란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지만, 맘에드는 공간인데 우연히 커피를 팔고있었더라...라는 변명으로 내 자신을 우선 진정시킨다. 홍대앞 카페는 이미 수년전부터 두터운 카페매니아들로부터 샅샅이 헤집어지며, 알만한 사람들은 모두 다 아는 카페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게 되어버렸다. 그 혼란한 카페촌 (홍대앞을 이루는 3대요소-술집,옷가게, 그리고 카페..사족이다..)을 등지고 상수동과 합정동으로 발걸음을 옮긴 카페들 역시 하루가 멀다하고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북적이는 홍대앞에 있는 카페들보단 좀더 정이 가는것이 사실이다. 흔히 당인리라고 불려지는 당인리발전소(정식명칭은 서울화력발전소..란다) 근방에도 그 척박함을 조금씩 개간하며 카페공간들이 탄생하고 있다. (.. 더보기
홍대의 의미 얼마전에 어디선가 봤던 어떤 인디밴드 뮤지션이 한말이 생각난다. 지금의 홍대는 어떠냐고 물어봤던거 같다. 많이 변했다..분명히 홍대는 (그들이 말하는 홍대씬은) 많이 변했다. 지금은 2010년이니깐.. 하지만 홍대가 아니면 갈 곳이 없단다. 홍대밖에 있을곳이 없단다. 홍대는 그런곳이다.. 나에게 있어서도..언저리에 떠돌듯 오랫동안 남아있는 곳.. 홍대말고 갈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2003년, 봄기운이 살살 피어오른던...아마 이맘때쯤 이었나보다. 겨우내 힘들던 방송국 노가다 알바를 때려치기로 맘먹구나선 좀 오래동안 할만한 일거리를 찾아 홍대에 첫발을 내딛었던 때가. 홍대 국민은행 맞은편, 지금은 호빠로 바뀐 그자리에 이화주막이 있었다. 매일매일 시끌벅적한 술판이 벌어지던.. 그 주막에서 난 홍대의 밤.. 더보기
당신과 나, 그 중간쯤에 Hedwig #. 날 부수다 (Tear me down) 헤드윅은 중간에 서있다. 그는 비록 베를린장벽의 동쪽에서 태어났지만 그 장벽 위에 우뚝 서서 사람들이 장벽을 해머로 부수듯 자신을 부수라 말한다. 단순히 동쪽과 서쪽을 상징하는 이념의 굴레가 아닌 속박과 자유, 남자와 여자, 정상과 밑바닥, 그 모든 것을 구분짓는 장벽 위에서 자신을 부숴버리라 소리친다. 목소리는 가녀린 듯 하지만 힘이 넘친다. 기타 선율은 아름답다가도 거칠게 뭉개진다. 모든 것의 기준이라도 된 듯 그녀.. 혹은 그의 모습은 한때 저주받았던 예수를 닮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 동베를린에서 미국으로 날아온 헤드윅의 첫 외침, “날 부숴봐, 얼마든지” 너무나 미국적인 Rock’n Roll 쌩쇼에 혼란스럽다. 어찌되었건 John, 당신 너무 아름다워. .. 더보기
[가슴 시린 날들의 뮤직에세이] 락키드의 어수룩한 음악생애 이제 막 중학생이 되어 사춘기라는 꼬리표가 제법 그럴듯하게 붙을 무렵, 소년은 그로부터 몇 년 후 워크맨..(정확히 말하자면 삼성 마이마이였던것 같다)이 생기기전까지는 집에 있던 더블 데크 카세트 덕분에 소년의 감성은 싹을 트고 무럭무럭 자랄 수 있었다. 모두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에 열광하던 그 때, 소년을 락키드로 인도했던, 다리가 미끈했던 꽃미남 락밴드… Skid Row의 1집 테잎은 너덜너덜거리며 소년의 방에서 무한반복되고 있었다. 마치 불량스런 청소년이 되고 싶어하는 비뚤어진 욕망을 어렵사리 억누른 체 듣는 세바스찬 바하의 까랑까랑한 목소리는 어떤 목소리보다 아름답게만 들려왔다. ♬ Skid Row ♬ Motley Crue 워크맨처럼 쌔끈하게 잘빠지진 않았지만 삼성 ‘마이마이’도 그 과한 투박함때.. 더보기